※ 이 포스트를 보시기전 삼국지에 대한 설명과 '적벽대전'의 오우삼 감독에 대한 내용이 나와있는 글의 일독을 권합니다. 또, 이 포스트는 스크롤의 압박이 상당하니 이점 염두에 두시기 바랍니다.


적벽대전 포스터

'적벽대전'은 삼국지에서 등장하는 수 많은 전투 중 3대 전투로 꼽히고 있습니다.


※ 삼국지의 3대 전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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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영화의 소재로 쓰인 [조조 Vs 유비/손권]의 적벽대전은 역사적 중요성이 굉장히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유비는 이 전투로 인해 조조에게 심각한 타격을 주며 제갈량을 삼고초려 할 때 들었던 그저 먼 꿈나라의 얘기같던 천하삼분지계(天下三分之計)현실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죠.

간략하게 내용을 설명드리자면 적벽대전이 끝난 후, 손권과 주유가 형주를 비롯한 그 주위에 있던 성들을 노리고 있음을 간파한 제갈량의 기지로 모든 성들을 유비군이 점령하여 국가를 이룰 기반을 닦을 수 있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오나라의 입장에서 보자면 실제로 대부분의 전투를 치루며 승리했고, 전투를 위해 막대한 국력을 소비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큰 실익이 없던 참으로 안타까운 전투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천하삼분지계(天下三分之計)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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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벽대전도 [출처 : 시앙라이님 블로그 (http://www.krlai.com/)]



백문이불여일견이라 하였습니다. 하이라이트 부분을 먼저 감상해 보시죠.


'적벽대전 : 거대한 전쟁의 시작'은 캐릭터 중심의 영화이기 때문에 영화의 스토리라인보다 영화의 비주얼적인 영상 기법들이 인상깊게 남았습니다. 리뷰 앞의 글에서도 밝혔다시피 이 영화는 후속편의 예고편에 불과한 영화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름 재밌게 볼 수 있었던 것은 각 전투씬에 대한 세부적인 묘사 때문이 아니였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영화가 시작되면 너무나도 유명한 또 하나의 전투인 장판파 전투가 바로 등장합니다. 여기서 유심히 살펴보아야 할 부분은 소설 삼국지와는 다르게 유비, 관우, 장비, 제갈량 등 유비측의 주요 장수들이 모조리 등장을 한다는 점입니다. 그 부분은 아무래도 흥행을 의식해 삼국지에 대한 지식이 없는 분들을 위해 일종의 배려를 한게 아닐까하는 생각되네요.
 

유비군의 주요 캐릭터

유비군 주요 캐릭터


어쨌건, 장판파 전투에서는 비록 칼과 창이 뒤엉켜 온통 피로 얼룩지는 장면들 밖에 나오진 않았지만, 수 많은 군마들을 잡는 카메라 앵글과 조자룡이 아두(유선)을 구하여 홀홀단신으로 적진을 탈출할 때의 모습, 관우의 멋진 마무리까지... 잠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매력이 있는 전투씬이 아니였나 생각됩니다.

또한, 이 전투씬에서는 유비군 각 주요 캐릭터들의 특징을 모두 잡아냄으로써 별도로 캐릭터에 대한 부연설명이 필요 없게 만들어 버렸습니다. ㅎㅎㅎ (어떻게 묘사 됐는지 궁금하시죠? ㅋ )


위의 하이라이트 영상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수 많은 군대의 움직임을 스케일을 극대화하여 잡아내는 건 아무래도 반지의 제왕을 따라가지는 못하는것 같습니다. 하지만, 서양영화에서는 볼 수 없는 진법을 구사하는 장면이라던가, 장수들 개개인의 대결을 잡아내는 부분에 있어서는 굉장히 뛰어난것 같더군요.

뭐랄까, 어떻게 보자면 다른 중국영화들과 그다지 다를것이 없다고 생각될지도 모르겠지만 오우삼 감독 특유의 오버하는 영상과 리얼리티를 적절히 버무리며 멋진 장면들을 많이 보여줬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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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끝이 회전하는 모습을 세부적으로 잡아내며 눈길을 사로잡고, 일대다의 싸움에서 힘 하나 만으로 수십개(?)의 창을 막아내는 장면들은 적절히 오버하는 영상을 보이며 영화 관람객의 흥미를 끌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세부적인 전투씬들 역시 배경으로 나오는 군사들의 전투라던가 혹은 말을 타고 가다가 단체로 넘어지는 장면들 같은 경우를 비롯하여 많은 장면들에서 절대 CG로는 표현하지 못할, 디테일 하면서도 리얼리티가 넘치는 장면들을 수 없이 볼 수 있었습니다.



사실, 삼국지의 방대한 분량 중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적벽대전만을 찍은 영화이기 때문에 자세한 배경설명이나 캐릭터 설명을 일일이 하는건 불가능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영화는 위에서 설명했던 것 처럼 캐릭터 중심으로 갈 수 밖에 없었고, 그 중에서도 제갈량과 주유에 집중할 수 밖에 없었을거라 생각되네요.

또, 그런식으로 전개를 해야 삼국지에 대한 자세한 지식이 없는 관객들 역시 별 무리없이 영화관람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무래도 미국과 유럽의 여러나라에 배급하는걸 염두에 둘 수 밖에 없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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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권군 주요 캐릭터


다른 분들은 어떻게 보셨는지 모르겠지만, 제갈량을 맡은 금성무나 주유의 역할을 하는 양조위의 연기는 무척이나 만족스러웠습니다. 위트 넘치는 대사들을 천역덕스럽게 소화하는 모습이나, 카리스마를 내뿜어야 하는 장면에서의 연기는 그 이름값을 충분히 해내는 듯 보이더군요.

※ 솔직히 처음에는 [제갈량 = 금성무]는 좀 아니다 싶었지만, 의외로 잘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주네요. 또 연기면에서는 나무랄데 없는 양조위지만, 원래 주유는 수려한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조금만 더 잘생긴 인물로 캐스팅을 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제갈량 역을 훌륭히 소화해낸 금성무

주유 역에 너무나도 잘 어울렸던 양조위

결과적으로 봤을 때, 적과의 동침이 되었던 유비와 손권의 동맹은 제갈량과 주유의 대결로 압축될 수 있습니다. 연합을 하긴 했지만 그 과정에서 펼처지는 치열한 신경전과 함께 각 나라를 대표하는 인물들로 동맹국으로서의 우정을 표현해야 하는데 그러한 부분들을 어떻게 묘사할지 무척이나 기대가 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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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1편에서는 그러한 부분들이 생각보다 많지 않기는 했지만 주유, 제갈량의 연주대결 씬은 정말 그러한 부분들을 함축적으로 보여준 백미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두 사람의 뿜어내는 거문고 연주는 환상적인 앙상블을 이루며 극적 긴장감을 최고조에 이르게 하더군요. 마치 과거 소설 영웅문에 나왔던 음공으로 대결하는 모습이 연상됐습니다.

후속편에서는 이렇게 등장 인물들간에 긴장감이 높게 형성되는 부분들이 더욱 많아지리라 예상되기에 어떤 방식으로 심리묘사를 표현할지, 또 어떤 장면들을 보여줄지 더욱 기대됩니다.


그밖에 다른 인물들의 연기 역시 별다른 무리는 없었는데요. 제가 관심을 갖고있던 캐릭터는 딱 두명이 나온 여성 캐릭터였습니다. 이 캐릭터를 연기한 조민이나 란즈링이 엄청나게 이쁘다거나, 매력이 있게 나오지는 않습니다. 다만, 이 둘의 역할이 역사적으로 굉장히 큰 의미를 갖는 캐릭터 들이기에 관심이 갈 수 밖에 없더군요.

적벽대전의 인물 관계도

적벽대전의 인물 관계도


우선 주유의 아내로 나오는 소교는 삼국지 내에서는 그다지 존재감을 찾을 수는 없습니다. 물론, 이 영화에서도 마찬가지지만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은 제갈량이 오나라에 도착 후 세치혀를 이용하여 동맹을 맺을 때 소교와 대교에 대한 부분을 좀 더 극적으로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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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는 제갈량이 오나라가 전쟁을 치루지 않고도 아무런 피해없이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말해주는 과정에서 소교와 대교만 조조에게 넘겨주면 그냥 물러갈 것이라는 말을 합니다. 그 근거로 조조의 세째 아들인 조식이 지은 동작대부라는 시의 내용을 들었는데, 그 부분은 제갈량이 원래 없던 부분을 어색하지 않게 슬쩍 끼워넣어 손권과 주유를 자극하기 위함이였습니다.

원래 항복을 생각하던 주유는 그 말을 듣고는 발끈하여 순식간에 항전파로 돌아서게 되었고, 그러한 주유의 결심은 결국 손권의 결심으로 이어져 적벽대전이라는 역사가 씌여진게 된것입니다.

영화에서는 단지, 조조의 욕망의 대상으로서 전쟁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묘사될 뿐 보다 구체적인 내용이 나오지 않은게 못내 아쉬웠습니다.

※ 동작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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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상향은 책에서 무예가 출중하여 오라비인 손권마저도 두려워하는 여인으로 나옵니다. 영화에서 역시 무예를 좋아하는 말괄량이로 나오던군요. 적벽전투가 끝난 후 주유의 계책으로 동오에 친히 온 유비를 시험하기도 하며, 유비와 결혼 후에는 남편에게 최선을 다하여 손권에게서 도망쳐올 때 손상향과 유비 를 추격해오는 정봉과 서성을 물리칩니다.

손권이 손상향을 다시 불러오기 위해 손상향에게 모친이 위독하다는 허보를 보내 소환했고, 손상향은 이 때 어린 유선을 데려가다가 조운에게 빼앗기고 맙니다. 유비가 이릉전투 참패 후 사망하자 손상향은 장강에 투신자살함으로 인생을 마감하는 비운의 캐릭터입니다.

위키피디아 인용 : 원문 (http://ko.wikipedia.org/wiki/%EC%86%90%EC%83%81%ED%96%A5)


그 밖에 이 영화에서 눈여겨 봐야 할 부분은 영화 중후반부에 등장하는 전투씬에서의 팔괘진의 묘사와 마지막 씬에서 보여주는 롱테이크 기법으로 찍은 비둘기의 시퀀시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우선 팔괘진의 경우 책으로만 상상하던 것을 직접적으로 볼 수 있었다는게 참으로 기쁘기도 했고, 놀랍기도 했습니다. 어릴적 부터 책을 읽다가 팔괘진이 나오면 어떠한 모습일까 무척이나 궁금했거든요.

심지어 어린마음에 아라비아 숫자인 "8"을 연상하며 이걸 어떻게 움직이면 그런 대단한 움직임이 나올까 하는 생각도 했었습니다. ㅎ (그 당시에 중국에 아라비아 숫자가 전해졌을리 만무하죠~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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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괘진은 영화에서 위에 보이는 사진 처럼 묘사었습니다.  제갈량의 지휘를 받으며 상대편 군사들의 움직임에 따라 일사분란한 움직임으로 시시각각 변하는 모습은 정말 예술이었죠.

수시로 미로를 만들어 상대방을 압박하여 당황하게 만들고, 그런 병사들을 사살하는 움직임들이 정말 디테일하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정말 멋있다는 감탄사 밖에는 나오지 않더군요.


사실 팔괘진의 정확한 이름은 팔문금쇄진이라고 하며,  조조가 손자병법서를 보며 연구해 만든 진법입니다. 관도전투 이후 조조군의 주력 진법으로 이용되었지만 서서가 유비의 군사로 임명된 직후, 조인이 펼친 팔괘진의 약점을 파악하여  깨부순 이후론 많이 사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영화에서는 제갈량이 거북이 등을 보고 독창적으로 만든것으로 묘사 되어있긴 하지만 그러한 내용은 책에는 나와있지 않습니다. 다만, 제갈량의 경우 팔괘팔진도라는 진법을 창안했다고 알고 있는데 연의에서만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고, 실제로 그러한 진법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 팔괘팔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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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롱테이크 기법으로 찍은 비둘기의 시퀀시 역시  인상깊게 남더군요. 오우삼 감독의 영화에는 항상 등장하는 비둘기가 조금은 색다른 방법으로 영화에 출현 했습니다.

원래 오우삼 감독의 영화에서는 긴박한 대결을 하는 도중에 순간적으로 하얀 비둘기가 등장하여 영화의 전체적인 테마가 평화라는걸 상징적으로 보여줬었는데요.

이 영화에서는 마지막씬에 등장하여 자유롭게 하늘을 날아다니는 비둘기의 시선과 거대한 영화 세트장이 하나로 어울어지면서 멋들어진 장면을 연출했습니다. 왠지모르게 무언가 의미심장한 메세지를 전달하는 것 같더군요. ㅎ  


'적벽대전 : 거대한 전쟁의 시작'은 전쟁이 인간 본연의 욕망에서 시작된다는걸 암시하며, 동양의 철학을 영화에 녹여 만든 훌륭한 영화라고 생각됩니다.

영화의 주제야 어쨌던 삼국지를 좋아하시는 분이던, 전혀 삼국지에 대해 모르시는 분 모두 132분이라는 긴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를정도로 재밌게 보실 수 있다고 생각되네요.

비록 영화에 대한 흥미와 긴장감이 최고조로 이를때 "to be continue..."라는 자막이 나와 아쉬움을 금할 순 없었지만 전쟁영화추천을 원하시는 분들께는 권해드릴만한 영화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12월에 개봉할 후속편이 무척이나 기대됩니다.


덧.
적벽대전의 공식 블로그가 있네요. 함 방문해보시길..
'적벽대전 : 거대한 전쟁의 시작' 공식블로그


추가.
주유의 비중이 컸던 이유는 진수의 정사삼국지에 나온 캐릭터 때문이 아니였다는 후문이 있습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원래 제갈량 역에는 양조위가, 주유 역에는 주윤발이 캐스팅 됐었죠.

하지만, 영화 촬영 시작전 잡음이 조금 일면서 주윤발이 빠지고 양조위가 주유역으로 가면서 주유의 비중을 높여달라고 했다고 하네요. 결국 그런 부분들 땜시 주유의 역할이 화~악 커지게 됐다고 합니다. 이런.. 그냥 원래대로 갔음 더 좋았을거라고 생각되는데.. 다른 분들 생각은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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